2009. 1. 5. 13:06 바른생활/정치.경제
[펌] 정부의 언론장악
<증거 : 디스켓 복사본 ㅋㅋㅋ>
언론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국민의 눈과 귀입니다.
질문자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국민들이 국회에 가서 24시간 무슨 일이 일어나나 보고 있을까요?
아니죠.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기업... 우리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 눈으로 직접 보고 듣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전부 다 언론이 대신 전해주는 거죠. 언론이 거짓말을 하고, 언론이 한 쪽만 보여주면 국민들은 방법이 없습니다. 국민들은 눈먼 봉사가 되거나 언론의 노예가 되는 겁니다.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라는 총리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굉장히 유명한 사업가였습니다. 특히 신문,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었죠. 이 사람은 처음엔 신문, 방송의 힘으로 이탈리아 국민들을 세뇌했습니다. 언론을 이용해 성공한 기업가 이미지를 국민들 머리 속에 주입시켰고, 이탈리아 국민들은 점차 베를루스코니가 경제를 살릴 인물이라고 믿게 되었죠.
그러나 베를루스코니는 경제를 살리기는 커녕 이탈리아 경제를 부정부패로 물들이고 성장률을 1% 아래로 떨어뜨렸습니다. 게다가 이탈리아의 공영방송을 전부 장악해서 국민들을 더더욱 세뇌시켰죠. 국민들은 이탈리아가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계속해서 베를루스코니를 찍었습니다. 왜냐면 신문, 방송에서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베를루스코니는 심각한 부정을 저지르고도 언론장악의 힘으로 15년째 총리를 하고 있습니다.
제정신 차린 국민들도 있을텐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구요? 그게 바로 언론의 무서운 힘입니다. 이탈리아의 지식인들은 완전히 좌절한 상태입니다. 언론이 완전히 총리의 손아귀에 넘어간 지금, 그들의 어떤 노력도 이제는 소용이 없습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신문과 방송은 국민들에게 전달해주지 않습니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그런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는 과정을 보면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와 굉장히 닮았습니다. 성공한 기업가의 이미지로 자신을 경제 대통령으로 미화시키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용해서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 보답으로 지난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 사면을 시행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중앙일보 송필호 사장, 동아일보 김학준 사장의 형을 취소시켰습니다. 이 사람들은 한국의 신문을 꽉 잡고 있는 실세들입니다. 사실상 한국 신문 시장의 80% 이상을 이명박 대통령이 쥐고 있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방송밖에 없죠. 그러나 방송도 이미 절반 이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손에 넘어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첫 작품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죠. 방통위는 우리나라의 방송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권력체입니다.
우리나라 방송 전체를 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에 동아일보 정치부장이었던 최시중을 앉힌 겁니다.
이때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방송은 방송 통신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광우병 논란이 일어났던 MBC의 PD수첩입니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미움을 샀던 시사투나잇도 위기에 처하게 되었죠.
곧이어 노린 타겟은 YTN입니다. YTN은 우리나라 최초의 24시간 뉴스채널로 공중파 방송은 아니지만 뉴스매체로서의 중요성이 상당히 큰 곳입니다. YTN 노조는 물론이고 사회 각계에서 YTN 사장 교체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주총은 40초만에 날치기 통과로 사장을 교체시켜버렸스빈다. 그래서 YTN 사장이 된 분이 구본홍 사장입니다. 구본홍 사장이 누구냐 하면 작년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특보로 일한 사람입니다.
사실상 YTN은 그 시점부터 이명박 정부에 장악당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표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던 돌발영상이 폐지되었는데, 사실상 YTN 최고의 인기프로그램이었던 돌발영상이 폐지된 것은 이제 대통령을 비난하는 어떤 방송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생각됩니다.
곧이어 KBS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임명된 공기업의 수장들과 공기관의 장들을 물러나라고 압력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끝까지 굴하지 않고 버티던 사람이 KBS 정연주 사장이었죠. 정연주 사장이 퇴임 암력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자 이번에는 사법부를 동원해 꼼수를 썼습니다. 어거지 논리로 정연주 사장에게 배임죄를 물어 이사회를 소집한 뒤, 강제로 해임시켜버린 것입니다. 신임 사장을 선임하는 자리에는 동아일보 정치부장이었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물론이고 국정원 간부까지 참석했습니다. 국가정보원까지 언론장악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KBS 사장이 교체되자, 그 동안 이명박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힌 사람들이 차례로 제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이명박 정부에 부정적이던 가수 윤도현씨가 진행하던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폐지시켜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프레시안의 이사라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힌 정관용씨를 퇴출시켰습니다. 정관용 씨는 KBS 심야토론의 진행자이며 KBS 1라디오에서도 토론프로그램을 진행해온 본으로 MBC로 치면 손석희 씨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도 쫓겨나는 판에 정권에 미움을 받으면 누구도 사정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 것입니다.
다음 타겟은 바로 생방송 시사투나잇과 미디어 포커스가 되었습니다. 시사투나잇은 한 해 65억원을 벌어들이는 알짜배기 시사프로그램이었고, 미디어포커스는 교양프로그램 중 시청률 2위를 자랑하는 인기프로입니다. 그러나 이 두 프로는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의 잘못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해온 프로였습니다. 당연히 이명박 정권이 가장 미워하는 프로그램 1순위였죠.
이 두 프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개편을 당해버렸습니다. 방송 시간대를 바꾸고 이름을 시사터치 오늘과 미디어 비평으로 바꾸었죠. 언뜻 봐서는 이름만 바꾼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대 뿐 아니라 제작진을 전부 교체해버려 사실상 기존의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는 강제 폐지를 당한 상황입니다.
결국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은 시위까지 하고 있지만, 이미 KBS라는 방송사는 누구의 견제도 무시한 채 충실히 권력의 시녀가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남은 희망은 MBC 뿐입니다. 사실상 조선, 중앙, 동아를 비롯한 신문의 80%가 장악당했고, YTN과 KBS도 넘어간 마당에 이탈리아 같은 언론 장악을 막을 수 있을지가 의문인 상황입니다. 지식인들도 희망을 잃고 좌절하고 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존폐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MBC는 공영방송입니다. MBC 지분의 70%는 방송문화진흥회라는 공공단체가 갖고 있고, 30%는 육영재단이 갖고 있습니다. 육영재단은 실질적으로 박근혜 의원의 뜻에 따라 움직일 것이고, 나머지 70%를 가진 방송문화진흥회가 과연 대통령의 뜻을 얼마나 거스를 수 있을까요?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도 국민들은 거의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습니다. 왜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미 언론의 대부분이 장악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릴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오히려 언론장악을 정당화시키는 사설을 계속 내보내고 있고, 집권 전부터 친 이명박 라인이던 기독교 계열의 언론들까지 한 통속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YTN은 제 기능을 잃었고 KBS는 사정의 칼날에 다들 벌벌 떨고 있는데 누가 이런 상황을 전해주겠습니까?
저도 사실은 고민입니다. 과연 희망을 계속 갖고 살아야 하는지, 그냥 지금의 상황을 체념하고 모른척하고 살아야 하는지 말입니다.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외면하는데 더 이상 무슨 희망이 있을까요? 질문자님도 한 번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되버린 것일까요.
현재 한나라당은 신문과 방송을 모두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신문법을 준비중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중 한 곳이 MBC를 소유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됩니다. 이미 국회의 대부분을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 개정은 시간문제인 것 같고... MBC가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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