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부리띵'에 해당되는 글 163건

  1. 2008.04.19 옥션 로또구나~ (4)
  2. 2008.04.19 오버클럭(Over Clock)의 추억
  3. 2008.04.19 첫사랑 (2)
최근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옥션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저는 어제서야 들었습니다.
얘기를 듣고 옥션에 가서 유출 조회를 해봤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회원님께서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확인한 개인정보 유출 회원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출된 회원님의 개인정보는 이름, 옥션아이디, 주민등록번호, 이메일주소, 주소, 전화번호 및 일부 구매 내역, 옥션으로부터 환불 또는 송금 받을 때 사용하시던 계좌번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완전 풀버전이네요. ㅋㅋㅋㅋ
뭘 하나를 하려고 해도 확실하게 해야죠.
왠지 나름 뿌듯한데요?

평소 이벤트란 이벤트는 쫒아다니며 응모하고, 웹하드니 P2P 같은 사이트에서도 무료포인트 때문에 제 손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다니는 저로써는 뭐 그다지 큰 감흥이 없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회사 동료분께서 집단소송 준비 중인 카페가 있다고 참가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채팅을 하던 아는 동생도 링크까지 띄워주면서 꼭 참가하라고, 한참 후에 백만원 돈이 뚝 떨어질지도 모른다며 꼭 가보라고 등 떠밀더랍니다.

그래서 네이버 카페에 가봤습니다. (http://cafe.naver.com/savename)
우와~~~ 가입자가 자그만치 20만명에다가 동시접속자가 6천명에 가깝더군요. 소송참가비는 1만원에 목표금액은 100만원이라고 하니, 이거 완전 로또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다음에도 카페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http://cafe.daum.net/auctionlawsuit)
다음에서는 소송참가비가 3만원이고, 목표금액은 자그만치 200만원이라고 합니다+_+ 이런이런 이쪽이 더 쎄잖아. 수율이야 네이버가 낫지만(10000%!!) 차액으로 따지자면 다음이 훨씬 나은 거죠.

그래서 제가 가슴이 두근거리고 땡잡았다 생각했을까요?

사이트를 조금 둘러보다 보니, 이건 뭐 거의 집단광기에 정신병 아닌지 의심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합당한 피해보상과 정보유출에 대한 분노로 포장하고는 있지만, 결국 돈이 걸린 문제다 보니 여기저기 타액이 흘러넘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카페운영진들과 대행하는 변호사 분들의 개인영리 목적을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짧은 시간에 실로 엄청난 금액이 개인의 통장으로 뭍혀지고 있습니다. 만일 CMA 계좌라 한다면 이자액만 해도 적은 금액이 아니다 싶어요.

결정적으로 집단광기를 보게 된 계기가 바로 저 문제였습니다. 누군가 저런 이야기를 제기하자 바로 다구리 들어오더군요. '변호사 분들이 개인영리 목적으로 이런 일을 하는 줄 아느냐.' '수고하시는 분께 무엄하다.' '옥션 알바냐' 대충 그런 논조였습니다. 급기야 몇몇 회원은 카페에서 강제탈퇴 당하고, 그쪽 변호사 분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해당 회원들을 법적대응 하겠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조금 과하다 싶기도 하지만 크게 잘못된 대응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같은 카페 회원들이 절대로 변호사의 심기를 건들지 않으려고 지명된 회원들을 파티사냥 하는 꼬라지가 돈앞에 한 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 해서 참 보기 안좋았습니다. 행여 어떤 꼬투리로 소송에 참가하지 못한다면 기백만원의 눈 먼 돈이 훌떡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기분들 때문일라나요.



옥션이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데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회원들의 정보는 엄청난 현금의 값어치가 있기도 하구요. 옥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회원정보 몇명당 얼마, 해서 팔고 사는 사례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지금도 암암리에 그런 거래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유출된 정보로 인해 스팸에 시달리거나, 자신의 정보가 부당하게 사용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거나, 실제로 금전적 피해를 볼 수 있는 확률도 배제할 수 없으니, 정보유출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무언가 집단적 병리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또 한 번 확인하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꼭 같은 비유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문득 그런 게 떠오릅니다. 자해공갈단. 좀 심한가요?

자해공갈단이 아니더라도, 신체에 훼손이 없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 땡잡았다는 인식이 우습지도 않게 보편적인 현실입니다. 아픈 곳이 없어도 일단 병원에 드러눕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는 병가로 합당한 유급휴가를 누리고, 가해자에게 많던 적던 합의금을 뜯어내려는 사람들 말이죠.

그런데 그게 특수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어느새 사고시에 일반적인 대응이 되어 버린지 오래이고, 실제로 제가 당해보기도 했습니다. 주행당시 속도 30km 미만의 가벼운 추돌이어서 범퍼에 기스조차 나지 않았는데, 운전자와 동승자까지 함께 병원에서 일주일을 누워있더군요.



이 번 옥션사태와 교통사고를 억지로 끼워맞추고자 함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판단의 기준이 돈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답답한 마음도 있구요. 이번 법적대응이 금전과 관계없는 일이 되었다면 그 집단소송에 과연 얼만큼의 사람들이 참가 했을까 하는 의문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기소금액을 다 받을 수 있을리는 만무하지요.
많은 사람들은 100만원, 200만원을 실제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같지만서도...
Posted by 좀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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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abuluna.tistory.com BlogIcon 로엔그린 2008.04.20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애꿋게도 당첨이 안되었답니다.+_+
    요래 말했더니 당첨 안된게 신기하다믄서 로또 사라고..-_-

    근데 소송을 해봤자 얼마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뭐, 밑져야 본전인건가;;;

    • Favicon of https://zommoc.tistory.com BlogIcon 좀모씨 2008.04.21 14: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만원씩이면 소송참가자가 천명만 되어도 20억이고, 오천명이면 100억이고, 만명이라면 200억. 현재 유출된 사람들이 천만명 정도 된다니깐, 그중 10%만 참가한대도 백만명...그렇게 된다면 2조라는 돈이 나오죠. 절대 불가능입니다- _-; 그렇게 무식하게 때려주는 법은 없어요. 변호사들이 낚시질해서 돈 버는거죠. 잘해야 몇만원씩 건질듯.

  2. Favicon of http://angkko.tistory.com BlogIcon 세봉마미 2008.04.23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돈을 바라는건 아니라는 정보가 다른곳에서 돌아다닌다는거 생각만해도 끔찍해요..-_-;;; 그래도...1801만명...이라면 한사람당 만원씩만 보상해도 옥션이 망할지도 모른다는..뭣모르는 생각을 하면서 잠자코 있으려고 했던..사람으로써 옥션이......하는 짓이 괴씸하네요 약관이나 변경하고있는 꼬라지하며..-_-;;

    • Favicon of https://zommoc.tistory.com BlogIcon 좀모씨 2008.04.23 14: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모르는 사람이 제 정보를 갖고 낚시질 하려고 히히덕 거리고 있을 생각을 하니 걸리기만 한다면 척추를 뒤로 접어버리고 싶지만, 옥션 뿐만 아니라 현재 인터넷 상의 모든 정보는 언제나 노출될 위험에 처해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약관 변경은 무슨 말씀인지 제가 미처 정보가 없어서...그래도 옥션은 나름 성의껏 대응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때는 386(*주:intel80386 프로세서를 달고 있는 퍼스널컴퓨터를 칭함. 386세대 아님-_-) 컴퓨터가 횡행하던 시절을 지나, 486PC를 거쳐 그 이름도 찬란한 586펜티엄이라는 녀석이 대세인 꿈과 낭만이 가득한 시대였다. 나 역시 국민초등학교 시절에 만진 역시 그 이름도 찬란한 대x컴퓨터의 IQ2000(하핫;;)을 필두로 <8086, 80286 은 패스하고>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386sx를, <역시 80486은 패스하고> 그리고 조금 세월이 지나 궁극의 intel Pentium® 프로세서를 탑재한 PC를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 컴퓨터 쫌 했다고 얘기하고 있는 중 -


시대는 ketel 등의 PC통신을 거쳐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밀려 오는 전화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던 중 오버클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가격대 성능의 극대화라는 마력에 사로잡혔다. 누구는 오버클럭을 하다가 CPU를 태워먹었네 어땠네 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몇날을 두고 고민하던 나는 기어코 그 일을 감행하기로 마음먹었다.(*주:오버클럭-CPU 클럭 뻥튀기하는 기술)


전날 깨끗하게 목욕재개 하려던 계획은 어찌되었든 물거품이 됐지만 착실하게 자료를 수집해서 해야할 순서를 차근차근 밟았다...라고 하지만 메인보드가 훌륭한 녀석이어서 점퍼셋팅으로 쉽게 오버할 수 있었다.(불멸의 ASUS -_-b) 먼저 150Mhz를 166으로 올려보았다. 부팅시에 뜨는 166Mhz라는 메시지를 본 순간 그 짜릿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한참을 사용해보고는 다시 180Mhz에 도전해서 그것마저 성공했다. 오오- 빨라진 것 같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라는 생각이 강렬하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은가.


하지만 인간의 욕심에는 한계가 없다. 200Mhz. 궁극의 클럭을 놓고 나는 잠시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쿨링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이것을 실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 누군가와처럼 CPU에 계란후라이 해 먹을 것도 아닌데, 혹시 타 버리면 아부지가 허리를 뒤로 접어버리지 않을까. 아냐, 컴퓨터가 갑자기 미치더니 죽어버렸다고 하면 될 것이다...등등 수많은 상념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하자.


결국 나는 결단을 내리고 점퍼를 200Mhz에 맞췄다. 부팅스위치에 손가락을 얹고 잠시 기도를 드린 다음 힘차게 그것을 눌렀다.


'삑-. 우웅~'


내장스피커의 비프음과 힘차게 돌아가는 파워의 쿨러소리. 그리고 기적적으로 내 눈에 들어온 200Mhz 라는 저 웅장한 표시! 아, 장하구나 내 펜티엄이여. 그대는 이로써 더이상 하층민이 아니라네. 감격의 순간이었다. 150Mhz 를 갖고 200Mhz라니, 그것도 아무 쿨링시스템도 없이 하드코어한 오버클럭을 버텨 준 내 컴퓨터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잠시 후. Windows 95로 진입하던 그 녀석은 나의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는 씨껍한 얘기를 내뱉고서 뻗어버렸다. 잠시 낙담하던 나는 그래도 180이면 어디냐는 생각으로 그만해도 대견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런데 순간.


어디에선가 매쾌한 냄새가 나는 것이었다. 아뿔싸! 눈앞이 노래졌다. ㅆㅂ돋됐다. 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잠시 멍해있던 나는 후다닥 전원스위치를 눌러서 컴퓨터를 끄고, 잔뜩 땀이 밴 손을 바지에 닦아가며 컴퓨터를 살피기 시작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컴퓨터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이제 내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슬퍼졌다. 나는 프로세서에 코를 박고 냄새도 맡아보고 보드의 어디가 터졌나 콘덴서도 살펴보고 구석구석을 살폈다. 그런데 그 어디에서도 타버린 흔적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매쾌한 탄내는 내 코를 자극하는데 정말 이상한 노릇이었다.


그때 들리는 다급한 발자국소리.


'쿵쿵쿵쿵....'


그리고 뒤이어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아이고, 이런 다 타버렸네. 내 정신 좀 봐."


방문을 빼꼼히 열고 내다보니 온 집안에 연기가 차고 부엌에서 투덜대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릿물을 올려놓고 낮잠을 주무시다가 완전히 다 타버려서 주전자를 버려야 될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아.....-_-;


어쨌든 살았긴 하지만 정말이지 끔찍한 순간이었다. 제발 집안에서 그런 것 좀 태우지 말라고 쓸데없는 항변을 어머니께 한마디하고는 방안으로 들어와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 생긴대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거다. 곧바로 클럭을 원래대로 맞추고 잠시 컴퓨터를 식힌 다음에 작동시켜보았더니 아무 이상이 없었다. 다행이다.


그렇게 오버클럭의 최초시도에서 한 번 데이고 난 후에는 다시는 손을 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이후에 다시 180Mhz로 올려서 3년여를 쓰고 그 녀석은 역사속에 잠들었다. 요즘에 와서는 프로세서 성능이 워낙 좋아져서 다소간의 오버클럭은 그야말로 별 티도 안나고 체감성능에 큰 차이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순전히 재미로라도 그런 짓을 아직도 하고 있으니 인간의 탐구심과 욕심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 이 글은 교훈적인 글이라는 맺음 -


#

오래전, 네이흥~에서 오버클럭에 관한 에피소드로 글짓기 대회-_-가 있었는데, 그때 1등 먹었던 글입니다. 상품은 GRA.VE 스피커였는데...소리 참 좋았지요;ㅁ;

Posted by 좀모씨
 TAG 오버클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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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에게 그렇듯 나에게도 첫사랑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없는 사람 메롱-ㅅ-)


- 중학교 입학 예비소집 날 -

유독 눈에 띄던 그 애. 물론 남녀공학이었습니다.

황금변색 봉투에 고이 접어넣어진 입학통지서를 꼭 쥐고, 저멀리 걸어 내려가는 그 애의 뒤통수를 감동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입학식 -

단 며칠사이 꿈속에도 들락거리던 그 애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친구들과 재잘대며 걸어가는 그 모습을 멀리까지 눈으로 쫒았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

새로운 친구들과 제법 익숙해졌을 무렵 우리는 서로 마음에 드는 여자애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머뭇거리다가 내 마음속의 그 애를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작은 관심이라고,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러던 어느 일요일 -

거리에서 까맣고 노란 줄무늬가 들어간 스웨터를 보았습니다.

전날 그 애가 입었던 것과 같은 옷을 보는 것만으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낀 나는 그제서야 그애에게 빠져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오후 -

집으로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그 애의 친구에게서 온 전화였고, 곧바로 그 애와 통화를 했습니다.

남자애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자기도 관심이 있다고,

그렇게 어이없게도 쉽게 사귀게 되었습니다.


- 어느 날 오후 이발소에서 -

머리를 깍던 아저씨가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나를 혼자 내버려 두고 밖으로 나갔을 때, 목에 보자기를 두른채 이발소의 전화로 그 애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척 숫기가 없었던 나는 이렇게 전화를 하는 것이 그 애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 학교에서 -

전교생이 이백명 남짓한 작은 학교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이가 된 것 같았지만, 나는 아직 티를 내지도 못하는 어린아이였습니다.

복도에서 마주쳐도 제대로 말 한 번 먼저 건 적도 없는 개념 없는 남자였습니다.

전화조차 집에 와서 걸지도 못하고 어둑해졌을 때 공중전화로 밖에 할 수 없는 어리숙한 남자였습니다 나는.


- 그 날 그 곳에서 -

누군가 내가 애용하던 면사무소 앞 공중전화에서 나올 생각을 않고 있었습니다.

한 살 많은 선배.

잠시 기다리다가 바로 옆에 있는 동네 형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나 : "저기 맹구(가명)형 전화하는데 되게 오래걸리네." -- 가명입니다.

어쩌면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기 시작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


형 : "아마 춘자(가명)에게 전화하겠지" -- 진짜로 가명입니다.

나 : "그런가...?"

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침착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려는 그 한마디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듣고 재구성해 보니 맹구(가명)형과 춘자(가명)가 통화를 시작한 지는 벌써 두어달 된 듯합니다. 내가 그 애와 사귀기 시작하고 바로 얼마 후였더군요.


이런 날은 유난히도 별이 밝은 법입니다.

몇 번의 연결음과 예의 그, 귓가를 간지럽히는 듯한 맑은 목소리.

그리고,

나 : "....."

그 애 : "누구세요? 말씀하세요."

나 : "응, 나..."

그 애 : "아, 너구나. 왜... 말을 안해?"

머뭇거리는 듯한 목소리.(라고 느껴졌습니다.)


나 : "..."

그 애 : "여보세요?"

나 : "너...맹구형 좋아한다며?"

그 애 : "어?"

나 :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하지. 그랬으면 알아서 비켜줬을텐데."

그 애 : "야...그거..."

나 : "괜찮으니까. 힘든 일 있으면 말하고, 잘 지내라. 안녕."

"딸깍."


- 그 후로 오랫동안 -

그 날의 말이 정말 잘 한 것일까, 혹시나 다시 다가오지는 않을까,

전교생 이백명 남짓한 작은 학교에서 거의 매일 마주치다시피 하는 그 애를 잊기는 참 힘들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애꿎은 상념과 혹시나 하는 기대만 늘어갔습니다.

하지만 꿈결같이 짧았던 내 첫사랑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그 때의 일기들, 편지들, 한참 후에 모두 태워져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해져 가는 내 어린아이 시절의 조그만 한 조각입니다.


#

그래봐야 첫사랑이 양다리 걸친 얘기잖아 응??? 뭥미!!! ㅠ_ㅠ


Posted by 좀모씨
 TAG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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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abuluna.tistory.com BlogIcon 로엔그린 2008.04.20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사랑 양다리 걸친 이야기.. 그리하야 좀삼님이 양다리에 그리 민감하셨던거군요.
    역시 남자의 첫사랑은 말보로...+_+)////(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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