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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2 짐승같은 국민 2
  2. 2009.01.21 할 말을 잃었다. 4
  3. 2009.01.21 I will depend to the death.
  4. 2009.01.20 메말라가는 민주주의


"그들을 다루는 방법은 식은 커피를 완샷하는 일보다 쉽다." 라고 The Mice. King Akihiro는 입을 열었다. "배고프게 만드는 것이다. 일단 배가 고프면 그들은 논리적인 판단을 포기하고 작은 떡고물에 열광하게 되는거지. 그들은 그들 스스로에 대한 존엄과 먹이 한조각을 바꾸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어."

"그래도 그들 중에 다루기 힘든 부류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내가 물었다.

"음...종종 그런 부류들이 있기는 하지. 그러나 그들을 다루는 방법도 다 있다네. 굳이 내손을 쓰지 않고도 이미 교화된 그룹을 단련시켜서 끝까지 버티는 그룹을 공격하도록 지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처음에는 나에게 덤비던 녀석들도 교화된 녀석들과 싸우느라 기력을 소진하게 되지. 그때 다시 살짝 먹을 것을 던져주면 이윽고 버티던 놈들도 순순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포기하게 된다네."

이 분의 사육방식은 참으로 본받을 만하다. 무릇 싸움에서 가장 훌륭한 승리는 내쪽의 손실 없이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것이 아닌가. 이미 짐승이나 다를 바 없는 대상에게 싸움이라는 용어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위대한 The Mice. King Akihiro의 과감한 결단과 냉철한 상환판단에 나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다시금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혹시 교화되었던 그룹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다거나, 끝까지 버티던 그룹이 거짓으로 먹이만을 취하고 기력을 보충할 경우도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때 The Mice. King Akihiro의 눈이 쥐꼬리처럼 가늘게 올라가며 입가에 작은 웃음이 번졌다.

"그럴 때 나는 두가지 중 하나의 판단을 선택한다네. 첫째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야. 예를 들자면 훌륭한 먹이가 들어있다고 거짓정보를 준 후에 빈상자 여러개와 먹이가 들어있는 상자 하나를 같이 내어주는 것이다. 처음 빈상자를 선택했을 경우에는 다소 반발이 커지기는 하는데 이윽고 훌륭한 먹이를 차지한 부류가 생기게 되거든. 그러면 그들은 그 알찬 상자에 매혹되어서 자신의 처지를 잊고 상자찾기에 몰입하게 된다네. 이렇게 되면 가끔씩 내용물이 있는 상자를 하나씩만 던져주는 것으로도 쉽게 통재가 가능한 것이다."

"두번째는 별거 없다네. 반발하거나 다루기 힘든 부류를 고립시키고, 그냥 굶겨 죽이는 것이다. 나는 사실 첫번째 방법처럼 복잡한 것은 딱 질색일세. 그래서 두번째 방법을 즐겨쓰는데 이 또한 개체수 조절을 위해서는 자제해야 할 때가 있어서 불만스럽기도 하지."

이야기를 마친 The Mice. King Akihiro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식은 커피를 완샷했다. 그리고 이어서 자랑스럽게 본인의 지난 날에 대해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식은싸구려커피를 마시며 보낸 그 밤은 잊을 수 없는 내 일생의 길잡이가 되었다.


『영웅전설기행08[부제:AKIHIRO와의 대화] - 알바와 사육편』, p.18. written by Maxon Horose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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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가해지는 대우도 인지하지 못하고
작은 떡고물에 만족하며 짐승같은 삶을 이어나갈 것인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리 살 수 밖에 없을 때가 더 많다.
삶이란 그렇게 녹록한 게 아니다.

그러나 생각조차 멈출까.
그렇다면 그대는 진정한 짐승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인간세상의 이꼴저꼴 안보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그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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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모씨



생각나는 말은 단 한마디.

병.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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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모씨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있지요.

 I disapprove of what you say, but I wi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Voltaire)의 말입니다.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목숨을 걸고 지키겠다."


서울에서 버스타고 한시간만 가면 있는 북쪽 동네에서는 상상도 못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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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모씨



 
민주주의는 항상 시끄럽다.
오히려 태평성대는 독재(혹은 왕권) 하에서 맛볼 수 있을지 모른다.
(지금도 제3공화국을 그리워 하는 얼치기 노인네들이 느끼듯이...)

그러나 그런 사회에서는 제도에서 벗어난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
그런 사회가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를 굴복시켰고,
소크라테스에게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로 독이 든 잔을 건냈다.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는 상식에 의한 절차보다 소수의 이권에 의한 비상식적 행위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퀄리브리엄에서 존 프레스턴이 맞서 싸웠던 것은 그러한 소수의 권력이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다양한 가치와 상충된 이해관계들을 서로 조율해가며 공공선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적 강자들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게임을 하면서 군사 몇천이 백단위, 천단위로 줄어드는 광경을 안타깝게 바라보지만
현실은 삼국지도, 스타크래프트도 아니다.
실상 그 안에서 죽어가는 그 하나하나가 모두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민주주의는 아무리 가치 없고 힘없는 존재인 것 같은 사람들의 권리까지도 보호해야 한다.
사람은 unit도 parts도 아닌 것이다.

민주주의는 권력을 모두 함께 나누어 가진다는 뜻이다.
때때로 전체의 가치를 위해 소소한 개개인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민주주의가 가져다 주는 혜택을 누릴 가치가 없다.

만일 그 희생이 자신에게 강요된다 해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것인가.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인 정신은
결국 타인과 자신을 관계 없는 별개의 객체로 보지 않고,
우리가 함께 인류라는 공통분모에 속한 유기체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가장 개인주의적일 것 같은 민주주의가 가장 공동체 지향적이라는 모순을 가지는 이유다.

나와 직접적으로 상관 없는 일이지만 타인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주장이 사회전체와 합리적으로 조율되도록 노력하는 것.
시간이 걸리고 더디어도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이 왕권과 봉건제를 무너뜨린 민주주의라는 제도다.



그래서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다'라는 헌법1조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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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용산 철거현장에서 희생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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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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