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 쇠고기 장관고시 발표날 종로거리>

찰측에서는 5천이라 하고, 국내 언론에서는 1만~2만이라 하고, 외신에서는 7만쯤으로 추정하는 이상야릇한 숫자놀음들 속에 시민들은 묵묵히 거리행진을 하고 있고...

오늘, 내일...주말엔 아마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거리로 나오겠지요. 처음에는 물리력으로 눌러보러 했지만, 이제는 물리력으로 누를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저 쪽수에 경찰들도 손놓고 볼 수 밖에 없겠지요. 더군다나 전혀 저항하지 않는 시가행진이니.

저는 단체행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고독한 한마리의 승냥이처럼(-_-);
 '인생 뭐 있어 독고다이' 라는 것이 지론인지라, 이제껏 시위나 집회는 커녕 2002년 월드컵 때에도 거리응원을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집단이나 단체행동 자체를 달가와 하지 않는다기 보다, 개인의 이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군집체 속에서 어느 한 방향으로 휩쓸려 가는 것이 별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저도 광화문에 가 볼 생각입니다. 제 블로그의 많은 포스팅이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상 작금의 사태는 광우병 파동을 벗어나 있습니다. 비단 광우병소만이 이슈였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현실 상황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빈약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낱 '광우병 괴담'에 넘어가서 앞뒤 못가리는 줄 알고 감히 국민을 계몽하려 합니다. 아니, 어쩌면 다 알면서도 '그러다 말겠지', '겁주면 수그러들겠지'...정도로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저 같아도 그러겠습니다. 인수위 시절부터 보여줬던 이명박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목격하고서도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는 알흠다운 나라니까요.

그러나 만일 지금 쇠고기 협상 문제가 정부의 뜻대로 유야무야 되어 버린다면, 앞으로 남은 4년 9개월여 동안 정부는 국민을 위한 정치에 점점 더 관심을 갖지 않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너무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 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을 저들에게 표현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쉽게 변하리라 생각지는 않지만, 쉽게 내버려 두는 것은 안됩니다.

대운하 사업 밀실 추진 하고 있습니다. 공기업 민영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종부세 인하정책이 코 앞입니다. 종부세를 인하하면 간접세 비율은 필연적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의료보험민영화 역시, 보류상태일 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대학 등록금이 치솟자 대통령은 "장학금 타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낙태와 장애인에 관해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거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수도 서울을 하나님에게 봉헌한다"고 하신 분입니다.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던 시대는 지났다"고도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무섭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어떤 행동을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서울에 갈겁니다.

※ 제 블로그 오른쪽에 있는 촛불을 클릭하시면,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촛불을 켤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직접 거리에 가시지 못하는 분들 중 마음이라도 함께 하고자 하시는 분들 방문바랍니다.




Posted by 좀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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