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진정한 저의 흑역사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혼자서 밥먹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밥은 여럿이 도란도란 먹는게 맛있기는 하지요. 저는 혼자서 밥먹기를 많이 해봐서 그런지 그다지 꺼리지는 않습니다만...즐기는 편도 아닙니다. 혼자 밥을 먹게 되면 먹는다기 보다는 쓸어담는다고 하는 편이...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고깃집에서만큼은 혼자 먹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혹시 보신 적 있습니까? 저는 아주 오래전에 딱 한 번 봤습니다. 혼자서 삼겹살 상추에 싸서 쌔주 드시던 아저씨.....뭐랄까 참....없어보이는 광경이죠 ㅠ_ㅠ

이틀 전 저녁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운동을 마치고 룰루랄라 마이 스위트 홈으로 컴백 중,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 일 조금 있으면 끝나니까 다른 존재의 살을 섭취하여 단백질 보양을 해주심이 어떻겠는가 하는 거였지요. 강호동이 티비에 나와서 아침 삼겹살 이야기를 하기 15년전부터 아침댓바람에 삼겹살 및 목살, 갈비, 주물럭 등등을 섭취해 온 경력이 있는 저. 고기 먹자는데 절대 마다할 리가 없습니다.

그때가 7시 5분경. 금방 끝난다니 대략 20~30분 있으면 오겠구나...라고 생각하고, 고깃집 앞에 차를 대고 다른 친구놈에게 또 전화를 했습니다.

꼬기먹자아~~~~, 오키 콜~~, 언제 오냐?, 어 금방 가께, 오키~

그 고깃집이 소갈비살이 정말로 정말로 죽도록 맛있는 집입니다. 전국 어디에서 먹어봐도 그집보다 맛있는데를 아직 못찾았습니다. 대신 가격이 촘 쎄죠 -ㅁ-;

어쨌든...가게 앞에 가만히 앉아있을라니까...이거참 안되겠더군요. 배도 슬슬 고파오고...갈빗살 한점에 쌔주 한잔이 그냥 막...막.... ㅠ_ㅠ 어차피 애들 20여분 있으면 올 것 같으니까, 그냥 들어갔습니다. 이집 인기가 좋아서 늦으면 자리 없으니까 자리 맡아둔다고 스스로를 합리화 하면서...

들어가보니 두테이블에 손님들이 있더군요. 가게가 꽤 작고 요즘은 보기 힘든 동그란 시멘트 테이블에 연탄을 넣고 고기를 굽는데거든요.

들어가면서 세명이요~ 쩜있음 올거에요. 그러고 갈빗살 2인분과 쌔주 한병을 시켜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하아....적당히 구워져서 탄력이 오른 갈빗살을 한입 물고 씹을 수록 베어 나오는 감칠맛 나는 고소한 육즙....하아~~~~ 그리고 쌔주 한잔~

이넘과
.
.
.


요즘 가장 좋아하는 쌔주 그러나
.
.
.

이분의 등장으로 인해...요즘 참 갈등입니다.
아직 시식은 못해봤네요 ㅠㅠ
.
.
.

이건뭐 그냥 천국이죠. 배도 고팠겠다. 계속 고기를 구워서 먹으면서 쌔주도 홀짝홀짝 마셨습니다. 그러고 30분정도가 지났지요. 어느덧 손님들이 삼삼오오 계속 들어와서...테이블이 꽉 찼습니다. 네...꽉 찼습니다. 빈자리 하나 없이...- _-;

그리고 저는 쌔주 한병을 다 마시고 한병을 더 시켰습니다.

거기 아주머니께서 쌔주를 갖다 주시면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일행 분들이 늦으시네요.
...네, 그러게요- _-; 아~ 고기 맛있어요~ 최고최고.
...네~ 그거 혼자서 맘껏 다~ 드세요~ ^^


왠지...안쓰러워 보였나봅니다- _-; 서비스 줄 것도 아니면서 그거 다 먹으란 얘기는 왜 하시는거임? 어차피 다 먹을거란 말입니다.

계속 멀뚱하게 텔레비젼을 보면서 혼자 고기를 씹으면서 쌔주를 마시면서,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그러다가 만나기로 한 친구가 아닌 다른 친구도 업체 사람들과 함께 들어왔습니다. 잠깐 인사하고 계속 먹었습니다. 그 친구가 얼마 후에 제 테이블로 와서 쌔주 한잔 마시고 갔습니다.

고기가 거의 바닥이 났습니다. 그리고 2병째 쌔주도 한두잔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첫잔을 따르고 난 1시간 뒤, 그제서야 친구놈이 왔습니다. 오다가 갑자기 집에 뭐 도와줄 일이 생겨서 잠깐 다녀왔다고 그러면서 웃네요.

저넘을 연탄위에 올려놓고 구워버릴까...ㅡㅡ;


잠시 생각했지만, 고기와 술이 있는 곳에서는 모든 게 다 용서되는겁니다. 으하하하~~

그리고 10여분 후에 다른 친구까지 다 왔습니다.

고기 3인분을 더 시켜서 신나게 먹고 마셨습니다.
암만요. 고기와 술이 있는데, 사람 가득한 식당에서 혼자 먹는 게 뭐 대수입니까~

그리고 집에 와서 장렬히 전사하고, 어제 오전에 회사 땡땡이친........- _-;;

나 좀 짱인듯?

'바른생활 > 역사.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면접 혹은 이력서  (15) 2009.06.22
[펌] 우리 아빠가 지하 취조실에서 이뤄낸 민주화예요.  (2) 2008.06.02
오버클럭(Over Clock)의 추억  (0) 2008.04.19
첫사랑  (2) 2008.04.19
Posted by 좀모씨

블로그 이미지
Under Construction
좀모씨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